88.천성산

2022. 5. 8. 11:16백대명산

일시-2022년 5월7일 토요일 13/25 맑음

 

내일 어버이날과 석가탄신일까지 겹친 주말이라 원정산행 오고 가는길이 험난했다

휴계소 여성 화장실 앞에선 긴줄로 기다려야 했고

늦은 귀경길은 버스전용차로도 소용없어 하루 일정을 마친 시각은 밤 열두시가 다 되어서였다

며칠전 천성산 산행에서 실종된 육십대 남자는 끝내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무사 귀가까지 하였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벌과 나비가 날아드는 봄이 한창이니 도로에 차마저도 살아서 쌩쌩

봄이 가듯 질주하여 경상남도까지 왔다

회야강이 흐르는 7번 지방도로로 진입한 버스는 양산서창 대동아파트 인근에서

일행들은 풀어놓았다

작은 산업단지와 농공단지가 있는 소도시 양산도 처음이다

거리상으로 멀고 시간도 많이 걸리니 당연히 산행 버스값도 비싼 천성산 산행은

아파트를 휘돌아 시멘트 임도길을 1킬로 올라야만 비로소 보현사 입구에 등산로가 나온다

워밍업이라지만 시멘트길 오르막은 산길 오르막보다 지친다

도로도 넓은데 조금만 더 태워주면 좋으련만 기사 서비스가 별로다

주로 안내산악회에선 내원사 계곡에서 시작하는게 대부분이지만

어디로 올라가든 정상에 다달을터 보현사 입구 냄새나는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일행을 뒤쫒았다

지그재그 산길은 흙길이고 생각보다 순탄했다

그래도 쉬운 산행은 하나도 없어 간간히 부는 바람에도 얼굴과 이마에선 땀이 흐르고

낙동강 휴계소에서 먹은 바람떡은 벌써 소화되어 버렸나 허기져서 

뭐라도 먹어야 가지 더 이상 못 오르성싶다

허기사 점심때가 되어 산행 시작했으니 밥때도 지났다

어차피 꼴찌라 뒤쫒아 오는 일행도 없어 배낭을 벗어버리고 바위에 걸터앉아

빵 한개를 먹고나니 그게 얼마나 된다고 침침하던 눈이 떠지는것만 같고

땀이 식어 춥다

엽록소 가득 채운 나뭇잎들로 산길 공기는 더욱 신선해졌다

허파에 바람 넣듯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다시 걸었다

가파른 산사면을 직선거리로 곧장 올리면 오히려 나으려나 왔다갔다 꼬불꼬불 걸음수는 늘어나

질리다 여겼을 즈음 노래소리와 사람소리가 들린다

해발고도 칠백여미터 이 높은곳에 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작은 돌탑들이 쌓아있다

전날 야영을 한듯 텐트가 쳐 있고 서너명의 사람들이 한가로히 자연을 만끽하는중이다

이 부근 산아래 터널에는 케티엑스 경부선 철로가 놓여져 있다

대구와 부산을 연결하는 경부 고속철도 이단계 사업때 건설된 원효터널이 관통하는데

원효터널공사 당시 지율스님을 비롯한 환경단체 관계자와 시민들이 늪지 훼손과 생태계 파괴등의

이유로 공사착공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였으나

부산 고등법원이 이차 항고에서 패소했다

한때 뉴스에서 많이 보도된 내용이다

산 아래는 철로가 달리고 있고 산위에서는 산꾼들이 걸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계곡을 건너 등산로는 이어지고 이어 주남고개에서 올라오는 삼거리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 천성산 2봉까지는 사백미터 금방이다

고도를 올릴수록 키 낮은 낙엽송들이 바위와 함께 초록잎이 진해져만 갔다

이내 해발고도 852.2m의 천성산 이봉 정상이다

정상석은 칼날처럼 날카로운 돌들이 차곡차곡 쌓아 놓은듯 위태로운 바위위에 서 있었다

2.5km 떨어진 내원사에서부터 올라왔음 더 쉬웠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암릉없이 4km올린 등산은 어렵지 않은 코스다

이곳에서 천성산 1봉까지는 2.8km 해발 920.2m로 더 높다

이전에는 1봉을 원효산 2봉인 비로봉을 천성산이라 칭했으나 두개의 산이름을 통합하여

천성산으로 변경하여 기존의 원효산을 천성산 주봉인 1봉으로 천성산을 2봉으로 삼았다

지금은 천성산 주봉은 지뢰가 위험하다하여 통제되는 봉우리다

천성산은

가지산 도립공원내에 있다

예로부터 깊은 계곡과 폭포가 많고 경치가 빼어나 금강산의 축소판이라 불리었다

원효대사가 당나라에서 건너온 천명의 스님에게 화엄경를 설법하여

모두 성인이 되게 했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세종실록지리지와 대동지리지에는 원적산으로 기록하고 또한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소금강과 소금강산으로도 부른다고 적고 있다

고지대 습지에는 도룡뇽이 서식하고 초원에는 희귀한 꽃과 끈끈이 주걱등

곤충들의 생태계의 보고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봄이면 철쭉과 진달래가 가을이면 억새가 많은산으로 각광받고

한반도에서 동해의 일출을 가장 먼저 볼수 있는곳으로도 유명하단다

산 아래 동쪽으로는 양산시 웅상읍이 서쪽으로는 양산시 상북면에 겹쳐 있으며

산 아래 서북쪽에 내원사가 있다

내원사계곡 건너 경부고속 너머 통도사 가까운 하북면에는 퇴임하는 문대통령의 사저가 있다

정상석 아래는 전부 바위돌이라 바위에 부딛치는 햇빛도 베일듯하다 

부랴부랴 발도장을 찍고 인증 사진 두장을 찍었다

조심스럽게 정상석을 벗어나 하산길은 임도와 마주치는 철쭉 동산으로 내려왔다가 계곡을

거쳐 가기로 한다

철쭉꽃은 시들어 떨어지고 푸른 이파리만 무성했다

1봉과 미타암 삼거리에서 계곡길로 들어섰다

계곡은 내려갈수록 넓고 깊어만 갔다

등산로가 있다가 없어졌다 반복하여 이러다 조난당할수도 있겠다

어쩌다 띠지가 달려있기는 하여도 행여 비라도 내리면 오도가도 못하게 생겼다

그러길래 선답자가 다녀간 지도 없이 초보자 홀로 산행이라면 겁이 더럭나는 계곡이라

계곡길 하산은 될수있음 하지 말아야겠다

남설악에서 헤매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와 무섭다가도 햇볕 나는 밝은 대낮인데

길은 찾으면 나온다

계곡을 건너 좌측 산으로 올라서 간신히 등산로에 합류했다

넓다란 등산로는 천성2봉으로 오르던 그 산길이다

올라갈땐 죽겠다고 곡소리가 나왔는데 내려올땐 지그재그 산길은 비단길이다

쌩생 하산하니 보현사가 나오고 시멘트 도로따라 원점회귀 하였다

마을로 내려와 뒤돌아 보니 땀 빼며 다리 후들거리게 올라갔다 내려온 천성산 자태가 빼어났다

산행거리 9.76km를 4시간 30분 걸렸는데 귀경길은 구만리라

솔직히 두번은 오기 힘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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