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독 흰 고독

2023. 9. 3. 12:48독후감

저자-라인홀트 메스너

번역-김영도

산악인에게 살아있는 전설의 인물 라인홀트 메스너의 등반기이다

두번을 읽어도 삶과 죽음의 간극은 한끗차이란걸 깨달으며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메스너는 탁월한 등반가이면서 내면의 철학적 소견을 글로 표현한 작가이기도 하다

1970년 낭가파르바트 등반에서 눈사태로 동생 퀸터가 죽은지 8년만에 낭가파르바트에

다시 오르면서부터 사연을 이 책에 담았다

낭가파르바트는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높은산 8126m 이지만 표고로 치면 8000m급 14봉 중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메스너는 에베레스트에 오른지 3개월후에 낭가파르바트를 단독등반하여 초인적인 능력을 보였다

정상에 다가올수록 옥죄는 불안과 고독 특히 고독이 자유롭기까지

극한의 도전에 경외를 표한다

그의 단독 등반은 낭가파르바트전에 1969년 알프스에서 가장 어렵다는 몽블랑 산군의 

드르와트 북벽,지베타의 오목한 필립지대, 랑코펠 북벽의 졸라 루트,마르몰라다 디 로카의

미끄러운 암벽을 직등한것,그때는 고독을 느끼지 못했다는데

낭가파르바트에서는 달랐다한다

우쉬와 헤어진후 그렇게도 슬프던 이별이 자유를 뜻한다는걸  알았을땐

그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체험한 고독,검은 고독 흰 고독이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닌

힘이 되어 오를수 있었을게다

본문중에서

"낭가파르바트 정상에서 쓰러지지 않으려면 내 자신을 다시 찾아야 한다

나 스스로의 꿈을 향해 도전해야 할때가 온것이다

언젠가는 모든것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나는 단지 내가 지금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이렇게 여기 앉아 있는 동안 나는 과연 이 산을 혼자서 오를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혼자서 밑에서부터 저 높은 정상까지"

그는 벽 기슭의 빙하지대 베이스 캠프를 떠나기전 뒤를 돌아 한번 확인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가파른 빙벽 루트가 확보되지 않고 아이젠과 아이스 피켈만 의지한채 수직벽을 넘고 넘고

무의식중에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낭가파르바트 정상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른다

그가 쉬었던 비부아크 아래에선 눈사태로 빙벽들이 떨어져 나가 극한의 공포속

점점 공기는 희박해지고 체력소모가 극에 두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을즈음 정상에 다가간다

"나와 정상은 하나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다르다."

세상이 나를 들이마셨다가 토해내는 들끓고 소용돌이치는것처럼 느꼈다고 한다

너무나 간절하여 정상에서 흥분하지 않고 한시간 후에 목숨건 하강을 한다

산은 오르기보다 내려올때 위험하다

눈보라속 하강 그리고 마침내 베이스 캠프에 도달하여

그를 애타게 기다리며 망원경을 주시하던 원정대 테리와

의무대원 우즐라와 조우한다

불과 일년전만 해도 고독이 약점이었던 그가 며칠동안 단독 등반으로 고독은

마음을 위로해주고 힘을 준다고 말할수 있게 되었다

나를 끌고갔던 그 무엇은 고독이 만들어낸 힘이다,라고

등반기라기 보다 고통을 승화한 한 인간의 휴먼 스토리가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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