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모네
2023. 9. 7. 10:08ㆍ독후감
저자-성동혁
봄날의 책 발행처인 한국시인선 시집이다
85년생 젊은 시인 작품은
"한편의 시가 다음면으로 이어질 때 연이 나뉘면 여섯번째 행에서
연이 나뉘지 않으면 첫번째 행에서 시작된다"라고 일러두기를 했는데
읽기도 이해도 쉽지 않았다
그중
"아네모네
나 할수 있는 산책 당신과 모두 하였지요
사랑하는 이여 제라늄은 원소기호가 아니죠
꽃 몇 송이의 허리춤을 자른다고
화원이 늘 슬픔에 뒤덮여 있는 건 아니겠지만
안 잘리면 그냥 가자
꽃의 살생부를 뒤적이는 세심한 근육을
우리 플로리스트 플로리스트라고 하지요
꽃범의 꼬리 매발톱
모종의 식물들은 죽은 동물들이 기어코 다시 태어난 거죠
거기 빗물에 장화를 씻는 사람아
가을의 산책은 늘 마지막 같아서
한 발자국에도 후드득
건조하고 낮은 짐승이 불시에 떨어지는 것 같죠
나의 구체적 애인이여
그래도 시월에 당신에게 읽어준 꽃들의 꽃말은
내 편지 다름 아니죠
붉은 제라늄 내 엉망인 심장
포개어진 붉은 장화
아네모네 아네모네
나 지옥에서 빌려온 묘목 아니죠."
그러고보니 내가 화분에 기르던 제라늄은 작년 여름부터 시들시들
꽃을 피우지 않고 있다
계절과 상관없이 붉게 피웠던 심장이 멈추려한다
시월이 와도 살아날 가망이 없어 보인다
아네모네를 심어보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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