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28. 11:18ㆍ독후감
저자-최영미
일간지에 최영미의 어떤시,로 연재했던걸 모아 엮은 책이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세계의 명시 오십편을 소개하고 해설을 붙였다
그중
새로운 길-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연희전문 문과에 입학후 기숙사 생활 행복했던 1938년 5월에 쓴시
술 노래-예이츠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온다,
우리 늙어 죽을때까지
알아야할 진실은 이것뿐
술잔을 들어 내 입술로 가져가며
그대를 바라보고,나 한숨짓노라.
버드나무 정원 아래-예이츠
버드나무 정원아래 내 사랑과 나 만났네
그녀는 작고 눈처럼 하얀 발로
수양버들 정원을 지나갔지
나무에 잎사귀가 자라는 것처럼
쉽게 사랑하라고 그녀는 내게 말했지
그러나 나는 어리고 어리석어
그녀의 말을 새겨듣지 않았네
강가의 들판에 내 사랑과 나 서있었네
기울어진 내 어깨에 그녀는
눈처럼 흰 손을 얹었지
강둑 위에 풀이 자라는 것처럼
인생을 쉽게 살라고 그녀는 말했지
그러나 나 젊고 어리석었고
그래서 지금 눈물로 가득하네.
스물네살에 만난 배우이자 아일랜드 독립운동가인 모드 곤에게 십년간 네번 청혼했다
네번 거절 당하고,모든곤이 과격한 민족주의자 맥브라이드와 결혼한뒤에도 그녀를 잊지 못했다
모든곤의 남편이 영국군에게 처형되고 오십이세인 예이츠는 그녀에게 마지막 청혼에도 거절당한뒤
어린 조지와 결혼,사랑이 맘대로 이루어진다면 비련의 주인공도 없을터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시인이다
알수 없어요-황인숙
내가 멍하니 있으면 누군가 묻는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느냐고
내가 생각에 빠져 있으면 누군가 묻는다
왜 그리 멍하니 있느냐고
거미줄처럼 얽힌 복도를 헤매다 보니
바다,
바닷가를 헤매다 보니 내 좁은방
사람들은 진담을 농담으로 농담을 진담으로 종종 오해할때가 있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네가 나를 어찌 알꼬,사는게 쉽게 생각하면 한없이 쉽고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일이다
과일가게에서-최영미
사과는 복숭아를 모르고
복숭아는 포도를 모르고
포도는 시어 토라진 밀감을 모르고
이렇게 너희는 서로 다는곳에서 왔지만
어느 가을날 오후,부부처럼 만만하게 등을 댄채
밀고 당기며 붉으락푸르락
한 세상이 아름다워지려는구나
지은이의 시가 딱 한번 나온다
버스를 타고 과일가게를 스쳐 지나며 과일의 색채대비가 강렬히 다가와 썼다는 시
행복은 잠깐이고 삶은 여전리 붉으락푸르락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