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9. 10:19ㆍ둘레길
일시-2024년 10월28일 월요일 흐림 15/20
코스-도봉산역-창포원-상도교-수락골-전망대-채석장 전망대-당고개 갈림길-공중 화장실-당고개역으로 하산
7.5km 4시간 하루 걸음수 22000보
삼일 쉬고 다시 둘레길에 나섰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 걷기 딱 좋은 계절이다
이 계절 햇볕은 뜨겁지 않고 부드러워 맘껏 누려도 좋은데 일기예보는 흐림이다
도봉산역에서 서울 둘레길 일구간 시작점인 서울 창포원으로 나가며 둘레길을 걷는다
십년전 서울 둘레길 처음 걸을땐 스템프 도장 찍는 재미로 다녔다면
지금은 체력 점검차 다니는 중이라 빨간 우체통에서 도장찍기는 통과하고
새로나온 안내책자만 하나 챙겼다
그동안 8구간으로 나뉘었던게 21구간으로 나뉘고 시작점과 종점을 가능한 지하철역으로
안내해주는게 도움이 되겠다
이번 구간은 수락산으로 오르는 고개가 있어 난이도 나눈다면 상이다
수락산 백운계곡길에는 나무계단이 오르락 내리락 많이 설치 되어 있어 은근히 힘을 빼고
평지라면 모르까 반팔 반바지만 입었어도 땀이 밴다
수락골에서 노원골로 가는길은 창포원에 물들었던 단풍처럼 들지 않아 깊은 완연한 가을 정취는 아직이지만
이미 공기는 가을에 묻어났다
가끔씩 구름 사이로 햇살이 번졌다 사라졌다 한가한 오후시간이다
시월 십일 한림원에선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다"라는 명제로
한강작가에게 노벨상을 안겼다
육식 문명을 거부해 스스로 식물이 되어가는 한여성의 몰락이나 국가폭력이 주는 두 여성의 고통너머
삶과 죽음의 풍경속에 영혼이 발화되는 작품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
그녀의 작품은 인간의 본능적 고통을 보듬는 작품들로 때론 어둡고 어렵다
비가 오고 구름낀 날엔 맑고 햇살이 그립다가도 햇빛이 뜨거운날엔 비가 그리운게 사람이라
어둡고 쓸쓸한 사회일지라도 이파리사이로 드는 한 줌 햇살처럼 다음 작품은 밝은 기운이 들어갔음 좋겠다
점심을 먹고 걷기를 이어간다
오지를 걷는것도 아니고 처음 가는길도 아니라서 길을 찾는 즐거움 대신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운지가 관건이다
엄지 발가락과 두번째 발가락 사이 잡힌 물집이 쉬었다 다시 걷기 시작하면 따끔따끔 쓰라렸다
며칠전부터 쓰라린 증상이 있었는데
여름내내 발이 화끈거리며 더워 맨발로 운동화를 신고도 아무 탈이 없었는데
이제 양말 신을때가 되어서 물집이 생긴거다
작은 물집 하나로도 걷는데 지장이 생겨 발에 온신경이 곤두서 있다
산사면으로 돌무더기가 한가득이고 다져진 돌길을 지난다
반빡 햇빛이 내리쬐인 채석장 전망대에선 불암산이 선명하다
당고개 공원 갈림길에서 수락산 코스를 마치고 오백여미터를 더 걸어 공중 화장실에서
오늘 걷기를 마쳤다
허름한 산동네를 내려와 당고개에서 귀가 했다
계절이 바뀐 시원한 공기만 믿었다가 의외로 한계에 다달았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