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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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단수
저자-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와 양을 쫓는 모험을 읽어봤다우수한 필력뒤에 재즈와 클래식과 와인 그리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저자란걸 알았다일인칭 단수는 여러 소제목으로 나누어 쓴 단편중에 하나다평소 수트를 잘 입지 않던 남자가 옷장을 열고 수트를 입어보곤 넥타이를 매본다중국음식을 먹으러 나간 아내가 없는 집안에서 음악을듣고 소설을 읽고 영화라도 볼참이였으나집중이 어렵자 수트를 입고 가죽구두를 신고 길거리를 배회하다 빌딩지하 바에 들어가보드카 김렛을 홀짝이며 책을 펼쳤다카운터 건너편 거울에 비친 모습에서 발견한 나를 발견하고 대체 나는 누구인가우연히 다가온 여자,끌리지 않는 이목인데 실레지만 그러고 있으면 재밌나요?시비조로 다가온다제가 아는 분인가요?삼년전 물가에서 만난 당신 친구의 친구예요.왠지 말을 ..
2024.05.02 -
사월이 가네
온갖 꽃내음 흘리며 오는 봄날,왔나 싶어 꽃 구경이나 할까 했더니더웠다 비왔다 꽃불 일어 타는 내 마음 갈곳 모르도록 사월이 요란스럽다바람에 흔들리는 봄 볕에 그을리면 숨 막히는 가슴이 뚫어지려나한 차례 봄비가 다녀가더니 애써 피워낸 벚꽃들이 후두둑 떨어져 버렸다안그래도 화무십일홍이라 기다리지 않아도 떨어져 버릴것들,봄꽃은 피고 지고 또, 피고 지고 나를 탓할까 계절을 탓할까따라잡지 못하는 이 계절이 잔인하기만 하다 온갖 생물들이 부산스런 봄의 한가운데에서 나홀로 고독하기가 어려운 사월은첫날부터 만우절이다.진짜보다 가짜가 더 진짜같은 요지경속에제주 사삼사건과 사일육 세월호와 사일구,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도 치뤄이런저런 사건들이 가지가지로 많은 달이다사삼사건은 광복 이후 미군정과 남한 단독 정부 수립에 반..
2024.04.28 -
나만 아는 풀꽃 향기
저자-나태주 사십오년생 아빠와 칠십구년생 딸이 함께 엮은 책이다풀꽃 시인인 아빠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딸을 낳고 딸이 자라는 과정과대학에 입학하고 석사 박사 그리고 문학 평론가가 되기까지의 뒷바라지 여정을시인답게 짧고 간결하며 진솔하게 썼다아빠보다 적게 쓴 딸의 글솜씨가 아빠를 뛰어 넘는다아빠와 엄마를 반반 닮은 딸이 야무지고 공부잘해 기쁘기 한량없는 아빠는 딸바보오빠인 아들도 있던데 소외 되는느낌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딸자랑이 넘쳐난다아빠가 가지 못한 서울대에 들어가면서부터 아빠는 함께 다녔다는 표현을 한다서울대 못들어간 사람들이 더 많을텐데 시인도 별수없는 학벌사회에서의 차별아닌 차별을 경험했나보다젊어서는 가난으로 늙어서는 병으로 고생해도 가족간의 사랑으로 견딜수 있단다딸기철이면 더 생각났다던 딸..
2024.04.25 -
서울 둘레길 17
일시-2024년 4월23일 화요일 맑음 11/23코스-불광역-장미공원-탕춘대성 암문 입구-평창동 마을-형제봉 입구-버스로 이동-길음역 8km 3시간30분 하루 걸음수 18800보 봄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만 급해더 많은 산길을 걸어가고 싶지만 따르지 못하는 체력때문에 아쉬움만 남는 날이였다불광역에서 버스로 한 정거장 이동하여 지난주 생태공원 길건너인 장미공원 화장실 입구에서 등산차비를 하고 나무계단을 오르면서 오늘 일정을 시작한다계단은 가파르고 길게 이어져 능선에 다달으고 차소리는 점점 희미해져 간다북한산 다리밑으로 들어서는 둘레길은 마사토길이라 미끌어지기 쉬워 다리가 절로 힘이 들어갔다예전에도 북한산만 다녀오면 몸살로 고생하여 북한산 등산은 꺼려지는 산이다연두빛 나무..
2024.04.24 -
수도원 기행 1
저자-공지영 십팔년만에 하느님에게 돌아온 영혼,원래 카톨릭 신자였던 그녀가 혼돈과 공허 삶의 허무감에 싸여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가 되어준 수도원 탐방의 기행문이다 "영혼이 제 속에서 밀랍처럼 녹기 시작한 모든 이들 영혼이 고문 당한다고 느끼는 모든이들 부서진 꿈들앞에서 망연한 모든 이들에게 이 가난한 기록이 혹여 위로가 되길"들어가는글에 남겼듯이 신자든 비신자든 고풍스런 성당의 사진만으로도 위엄이 느껴진다 로마를 비롯하여 유럽 곳곳을 다니다 보면 워낙 성당이 크고 호화롭고 장엄하여 절로 주눅들어 겉으론 우리 성당들은 성당도 아닌것처럼 보인다 "새로운 사실이 태어나기 전에 반드시 영혼의 어두운 밤이 있다"조지프 캠벨 사람은 모든걸 잃은 후에야 깨달으며 후회가 밀려온다 언젠가 들었던 천상의 소리인듯 노래..
2024.04.21 -
서울 둘레길 16
일시-2024년 4월17일 수요일 낮 미세먼지와 햇볕 쨍쨍 11/23 코스-구파발역-구파발 천서길-은평 뉴타운 사단지-선림사-불광중학교-정진사-족두리봉 갈림길 -북한산 생태공원상단-불광역 6km 2시간 30분 하루 걸음수 15000보 화요일은 비가 자주 내린다 어제 내린 비로 먼지가 쓸려나갈줄 알고 나왔더니 오늘은 황사예보가 있다 그래도 둘레길 걷기를 한다 올 여름도 작년보다 더울려나 사월중순 봄햇살이 왜 이리 뜨거운지 나무 없는 천변길 시멘트 도로는 몸에 피로감이 쉽게 전해져 빨리 숲으로 들어가고 싶다 이킬로가 넘는 선림사까지는 뙤얕볕을 정면으로 맞으며 걸어갔다 드디어 나무 그늘이 있는 선림사앞이다 숲 그늘로 들어서 산 능선으로 이어지며 길은 흙길로 편안하다 아파트가 내려다보이는 숲 속 의자에서 더운공..
202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