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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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직업
저자-곽아람 이십년차 조선일보 신문기자로 살면서 주중에는 기사를 쓰고 주말에는 자기글을 쓰며 여러권의 책을 냈다는 저자 요즘은 종이신문 대신 스마트폰 신문을 보는 시대지만 아침 현관문에 배달되는 조간신문에서 베어나오는 냄새를 잊지 못하는 나이든 사람들은 지금도 종이신문을 읽는다 부드러우면서 빳빳한 신문 종이를 넘기며 읽어도 한장을 채우는 수고를 애써 알 필요도 없었는데 책 덕분에 어떻게 하루 신문이 나오는지를 알게 되었다 초년병 시절엔 엄청 힘들었다는 신문기자의 애환도 알게 되고, 이십년을 버틴 기자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든다 건조한 기사체글보단 감정 실린글이 독자를 사로잡기엔 좋다 모두는 아니지만 요즘은 기자를 기레기라 불리는 경우가 많다 노벨상 발표를 앞두곤 극도의 긴장모드 순간이 된단다 2020년 노..
2024.01.08 -
시의 문장들
저자-김이경 시를고 좋아하는 집안 분위기와 김수영시인과 같은 마을에 살았다는 이유로 시를 가까이 하게 되었다는 저자 여러시중에 한 문장씩 발췌하여 간략한 평론과 함께 묶은 책이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면 시였으리라,믿음처럼 시는 생명이고 시를 읽는다는건 잠시 멈춰 돌아보는일이다 백팔개의 문장 그중에서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정현종의 섬 "나 다 자랐다,삼십대 청춘은 껌처럼 씹고 버렸다"심보선의 삼십대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기형도의 빈집 "내게는 도무지 사는 일이 왜 건너는 일일까"백무산의 강박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때에도 너는 온다"이성부의 봄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이 더럽협지지 않았을까"이성선의 별을 보며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때도 차마 이..
2024.01.02 -
천년의 금서
저자-김진명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유명세를 타면서 그의 소설은 언제나 베스트 샐러다 읽는이로 하여금 추리적 사고와 상상을 불러들이는 소설,천년의 금서는 사서삼경이 꽂힌 책장에 빨간 비닐 노끈으로 목 매달린채 죽은 미진의 자살에서 시작된다 단순 자살로 사건종식한 경찰과 달리 그녀의 오랜 친구인 정서는 단짝이였던 은원의 행방을 따라가며 문제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삼한에서 왔다는 대한민국의 한이라는 글자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던 저자의 끈질긴 진념이 엿보인다 은원이 한씨 성을 지닌것도 우연찮은일이고 오랫동안 금서였던 왕부의 씨성 본결을 찾으러간 은원의 뒤를 따르는 정서 소설의 대부분은 정서가 중국에서 겪은 경험과 음모로 채워진다 심의회에서 은원은 "우리나라 과거 국명은 고조선이 아나리 한이다 대한제국..
2023.12.28 -
장미의 이름은 장미
저자-은희경 네개의 소설로 이루어진 단편 연작은 코로나로 갇힐때 나온 글을 묶었다 세상 밖에서 겪은 경험들이 글의 소재가 되기에는 안성맞춤 저자 또한 뉴욕에 사는 케이를 보러 자주 떠났었다 한다 '우리는 왜 얼마동안 어디에'는 뉴욕에 사는 민영과 민영을 찾아간 승아 인스타 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나오는 사진들은 진짜 삶이 아닐수도 있다는걸 알기에는 긴시간의 긴 만남이 필요없다 만날땐 반가워도 떠날때 더 반갑다는 말을 실감하게 될테니까 '장미 이름은 장미'도 단기간 어학연수에서 만났던 학생들과의 경험담이다 여러나라의 여러 신분을 가진 학생들 사이에 사십대의 동양아줌마인 수지가 어쩌다 짝꿍이 된 의학전공 대학생인 세네갈의 흙인 마마두와 있었던 일들이 나온다 어릴땐 하루도 못만나면 아니 될때가 있다 심지어 여학생..
2023.12.21 -
부부가 둘다 놀고 있습니다
저자-편성준 담백 솔직 유쾌한 에세이다 앰비시를 비롯하여 광고 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지만 광고 보다 노는걸 좋아한다는 저자와 그와 생각이 비슷한 여자를 만나 직장을 그만두고 놀면서 사는 일상의 그림들이 가감없어 더 정감이 들었다 "커피가 착해서 커피에 반하다."그가 썼다는 광고 성북동 소행성이란 문패를 단 작은 한옥에서 직장을 그만두어 겉으론 놀고 있는것처럼 보일지라도 늘 새로운 기획으로 생각하며 사는 부부라 늘 바쁘단다 오랜만에 막힘없이 술술 읽혀내려가는 글들은 영화와 고지식한 독서로 다져진듯 그가 소개한 영화와 책들 일일시호일,킬링 디어 ,여왕의 여자, 영화처럼,칼에 지다,허삼관 매혈기,인생,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일수 없게 가까운,나스타샤,운명과 분노 세상엔 영화와 책들이 넘쳐나 어쩜 보고 읽어보..
2023.12.15 -
모든 계절의 초록빛
저자-푸른숲 "산정에서 노을을 바라보는것을 좋아합니다 무성한 잎들 사이로 새어드는 달빛을 받으며 하늘의 별을 헤아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소바간 것을 먹고 숲을 맑은 공기를 재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렇게 사계절을 다니며 캠핑을 즐깁니다 그리고 글을 씁니다."푸른숲의 프로필이다 필명에서도 초록빛이 보이듯 쓰여진 짧은 글과 사진이 어우러진 산의 사계절을 담아낸 얇은 산문집이다 누구는 생에 한번도 하기 어려운 백패킹과 캠핑을 취미로 특기로 여기는 낭만적인 삶을 좋아한단다 두타청옥 대간 태백산맥길중에서 끊기도 어렵고 하기도 어려운 길고 지루했던 산으로 기억되는데 청옥산 자연휴양림에서 삼월 봄날 겨울과 조우했던 매력을 이야기했다 정상까지 물소리 들으며 올라갔던 가리왕산 여름이 오면 가고싶은 휴양림으로 그려져 있고 가..
2023.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