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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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
저자-김훈 국립국악원 안의 악기 박물관에서 열달내내 기웃거리며 소일한후 책 한권이 쓰여졌다 일찍이 충남 아산 현충사에서 이순신의 칼을 들여다보며 한계절을 보내고 난후 칼의 노래가 쓰여졌듯이 한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발로 때론 자전거로 전국을 다니는 작가의 문체는 짧으면서 힘이 있어 좋다 현의 노래는 멸망해가는 가야의 금을 만들고 뜯고 바람불듯 춤추는 우륵의 이야기이다 가야산 홍류곡 계곡 깊숙한곳의 오동나무가 금이 되는 과정과 쓰러져가는 가야의 왕들의 무덤 이야기 특히 순장키로 한 아라의 도망은 뒷 이야기가 궁금하여 페이지를 빠르게 넘긴다 악기가 아름답고 무기가 추악한것이 아니고 악기가 허약하고 무기가 강한것이 아니란걸 보이듯 대장장이 야로의 행적이 소상하다 "북은 가죽의 소리고 피리는 바람의 소리 징은 쇠..
2023.12.09 -
나를 상하게 하는 일은 그만 하기로 했다
저자-전지영 서해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요가를 가르치며 글을 쓰는 사십대 여러권의 책을 쓰며 그녀가 여기까지 온 인생 이야기다 그림 그리고 디자인 잘하는 일들을 제쳐두고 제일 못하는 운동신경을 깨운이유를 글을 읽다보면 알게 된다 이혼 소송 삼년의 시간은 쓰레기통에 버려진것과 마찬가지라 할만큼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여 마음과 몸의 상태를 인지할때는 모든게 엉망인 상태였단다 서울 도심을 벗어나 신도시에 살다 어쩌다 바닷가 작은 마을까지 오게 되었는지 대학을 졸업하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망에 항공 승무원,삼십대엔 뉴질랜드 트랙킹 나를 찾겠다는 일념은 그녀를 한곳에 머물수 없게 만든게 아닌가 하는 예감이 들어 오래지않아 다른곳으로 이사할것만 같다 이젠 하기 싫은 일은 억지로는 안하고 타인이 충고하는 말들도 ..
2023.12.04 -
책 산책가
저자-카르스텐 헨 전역-이나영 독일 와인산지에서 닭과 고양이를 기르며 산다는 저자의 소설인 책을 골라주고 배달해주는 책 산책가,는 아홉살 어린이와 나이든 할아버지의 우정과 멍멍이란 이름의 세발 고양이 사랑 초반엔 다소 지루하지만 이내 친숙하게 읽혀진다 고객의 취향대로 책을 고르고 책을 배달해주며 맺는 고객들이 세상의 전부인 칼 할아버지가 샤샤의 아버지에게 밀침을 당해 병원신세를 질때는 마음이 아팠지만 소설은 해피앤딩이다
2023.12.01 -
인격예술
저자-윤영미 본문중 "사람들이 왜 한글 서예가가 되었냐고 물어보면 대답한다 쪽팔려서 그렇다고,한번에 읽어내지 못하는 한자를 쓴다는것이 쪽팔리고, 한글을 쓰니 않는 서예가가 더 쪽팔려서 그렇다고."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것도 세상에 처음 발표한것도 한자서예였지만 그녀는 궁서체보다는 낙관에 박힌 순원처럼 순원체로 알려진 한글 서예가다 명언을 쓰던 욕을 쓰던 책에 소개된 그녀의 글씨는 예술이었다 소리글자인 우리문자가 이리 아름다운 글자인지,공기처럼 함께하여 몰랐던 순간을 일깨워준 순간이다 짧게 써내려간 에세이 글도 문학적 필력이 돗보인다 서여기인,書如其人,글씨가 곧 그 사람이다.가 좌우명이란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어떻게 살아가라고 쓰고 있다는 그녀가 예술 철학자처럼 보였다
2023.11.16 -
타인에게 말걸기
저자-은희경 외모에서 풍기는 시크한 매력만큼이나 그녀의 글은 냉소적이다는 평을 듣는편이다 아홉편의 단편을 묶어 만든책 타인에게 말걸기는 "등뒤에서 남에게 말을 걸 때 우리는 이름을 사용한다."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쓰여진 단편 소설속의 여자는 사람과의 관계 맺는일이 쉬워 보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인연을 만들기가 정말 어렵다 그녀를 처음 만난건 사내 등산 동호회 북한산 등반모임에서 였다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아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실수로 일어난 사건은 그녀의 얼굴에 큰 상처를 남겼고 회사를 그만 두고 잊을만하며 전화로 도움을 청하는 여자,중절수술 할돈이 없고 보호자가 없다는 핑계로 자꾸만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여자,뭐 그런 여자가 다 있나 소설이라 가능하다고 믿고 싶다 '그녀의 세번째 남자'도 여자와 ..
2023.11.02 -
황토
저자-조정래 1974년에 발표한 작품은 2011년에 전면개편으로 다시 출간되었던 책 두번째다 이 시대의 몇 안되는 소설가 반열에 오른 작가는 일제시대 종교의 황국화 정책에 만들어진 시범적인 대처승인 아버지를 두었으며 국민학교 입학전 여순반란사건과 어릴때 육이오 전쟁을 겪었다 그의 글은 민초를 대변하는 한국의 역사와 함께 하여 우리에게 많이 읽힌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에 이르는 대하소설을 펴냈다 황토 역시 점례라는 힘없는 한 여성이 오롯이 감당해내야 하는 서글픈 삶을 그렸다 아버지가 각각인 삼남매 큰아들 태순 큰딸 세연 작은 아들 동익 반반한 얼굴값 하는라고 점례가 당한일들은 그녀의 팔자 소관이라고들 말하지만 남의 나라로 인해 갈팡질팡 시대의 아픔이다 점례가 일본 한국 미국인 국적이 다른 남편을 받아들인건 ..
2023.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