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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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독 흰 고독
저자-라인홀트 메스너 번역-김영도 산악인에게 살아있는 전설의 인물 라인홀트 메스너의 등반기이다 두번을 읽어도 삶과 죽음의 간극은 한끗차이란걸 깨달으며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메스너는 탁월한 등반가이면서 내면의 철학적 소견을 글로 표현한 작가이기도 하다 1970년 낭가파르바트 등반에서 눈사태로 동생 퀸터가 죽은지 8년만에 낭가파르바트에 다시 오르면서부터 사연을 이 책에 담았다 낭가파르바트는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높은산 8126m 이지만 표고로 치면 8000m급 14봉 중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메스너는 에베레스트에 오른지 3개월후에 낭가파르바트를 단독등반하여 초인적인 능력을 보였다 정상에 다가올수록 옥죄는 불안과 고독 특히 고독이 자유롭기까지 극한의 도전에 경외를 표한다 그의 단독 등반은 낭가파르바트전에..
2023.09.03 -
산을 바라보다
저자-김병준 우리나라 등산 발전사를 한눈에 바라볼수있는 책이다 1948년생인 저자 역시 1975년 에베레스트 정찰대원으로 히말라야에 첫발을 디뎠고 히말아야 원정이후 여러 지구촌 산악지대를 두루 누볐던 산악인이 엮은 자랑스런 산악인의 선배와 후배들 이야기부터 세계적인 산악 영웅과 체험했던 산들과 우리의 어제와 오늘의 등산 이야기가 한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본문중에서 "우리 민족은 이 땅에 뿌리를 내릴 때부터 산과 더불어 살아온 불가분의 관계였다 신은 태초부터 우리네 삶의 일부였고 단군 할아버지 이후 반만년 역사도 산을 통해 이루어졌다. 산자락에 나라를 세우고 산의 품안에서 성장했고 산을 통해 흥망성쇠가 이루어졌다 백성들에겐 수렵 경작 벌목들 생활자재와 양식을 구하며 풍요를 안겨다 주었다. 또한 숭배와 민..
2023.08.31 -
법정 마음의 온도
저자-김옥림 시 소설 동화 동시 교향 자기 계발서등 다양한 매체에서 집필활동중인 저자가 법정 스님의 주옥같은 문장 326개를 가려내 그에 대한 단상을 쓴 삶의 지침서같은 책이다 무소유를 실천하다 떠난 법정의 말들은 하나도 허투루 여길 문장이 아니여서 다소 부담되는 면이 있으니 한꺼번에 읽기보다 매일 한문장씩 읽어낸다면 좋겠다 무소유의 참 의미,진정으로 하고 싶은일,자신의 꽃을 피워라,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내 삶은 내가 만든다,삶은 부피가 아니라 질이다 소제목만으로도 각오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쇠에서 내린 녹이 쇠 자체를 못 쓰게 만든다"녹이 쇠를 못쓰게 하듯 사람에게 있어 게으름 나태 탐욕 부정적인 생각 무책임등이 녹과 같아 파멸에 이른다 "분수 밖에 큰것과 많은것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그는 늘 목말..
2023.08.22 -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저자-김서령 르포작가는 죽고 글만 남았다 김서령 저자가 남긴 조선 안동엄마의 레시피가 담긴 에세이 형식 외로움에 사무쳐봐야 안다는 배추적의 깊은맛을 시작으로 콩가루 국수 호박 뭉개미 날콩가루 찔레순 취나물 백석이 좋아했다는 가자미 육개장 명태 무우 조청 햇장 수박 증편 난젓 정향극렬주 두견주 갱미죽 밀가루떡인 연변 집장 쑥 식혜 감자 밤 인술 간고등어까지 안동 지방의 사투리를 닮은 향토 음식의 레시피들이 소제목처럼 아득하거나 아련하거나 고담하거나 의젓하거나 슴슴하거나 소박하게 전라도와는 또 다른 맛들이 살아 넘쳤다 "겨울 냉이는 제 몸을 있는대로 낮춰 납작 엎드린다 빛깔도 모조리 지워 얼어붙은 땅 빛을 띈다,겨울냉이 한뿌리가 봄 냉이 열뿌리..." 냉이꽃이 피어나고 겨울땅이 풀어져 쑥이 흙을 뚫고 나올때..
2023.08.19 -
다독임
저자-오은 자칭 엉겁결에 등단했고 무심결에 시인이 되었다는 저자는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항상과 이따금 예사롭지 않다 어릴적부터 국어사전을 뒤척이며 놀았다더니 글의 소제목들이 남다르다 우리말이 자음과 모음이 하나만 틀려도 뜻이 다르듯이 단어 특히 형용사와 동사들의 의미를 찾아내는 글이 많다 띄어쓰기에 따라 말뜻이 확연히 다른표현도 있다 잘사는것과 잘 사는것은 물질과 정신으로 구분하듯, "편하다의 반대말에는 불편하다만 있는게 아니다 편하다의 반대편에는 새롭다도 있다"고 썼다 익숙해서 편한거고 새로워 불편함을 말하는것같다 돌아봄과 돌봄 보듬다 감싸다 편하다 우리말과 글이 위로되기도 때론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저자가 칠년간 고심끝에 모은글이라도 독자..
2023.08.15 -
희랍어 시간
저자-한강 눈을 잃어가는 한 남자와 말을 잃어가는 여자 이야기 히랍어를 가르치는 강사와 히랍어를 배우는 학생인 남자와 여자는 끝내는 사랑으로 마무리 되지만 여러모로 답답하고 무섭게 고요하여 독자로 하여금 침묵하게 만든다 여러개의 수상중에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작가의 특히 눈은 꿈을 꾸듯 보인다,심연 깊숙히 "세상의 환이고 산다는것은 꿈꾸는 것이다"피가 흐르고 뜨거운 눈물이 솟구치듯 꿈은 생생하다 그녀의 작품인 '흰'에서도 인간의 삶과 아픔 죽음에 이르기까지 얼음처럼 차갑다고 느꼈는데 역시 다른작품도 섬세하기는 마찬가지다 신경마저 날카롭다 여겨지는 어려운 글보다는 가슴 따스히 전해지는 쉬운글이 좋아지고 있다 '히랍어 시간'은 짧지만 작가의 독특한 글쓰기가 침묵하는 소설속 그녀와 닮
2023.08.14